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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제문제분석 정책공공외교로서의 평화공공외교 : 개념과 방향성 김태환 유럽러시아연구부 교수 발행일 2021-05-06 조회수 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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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의 제기
2. 공공외교에 대한 두 가지 시각과 접근 유형
3. 한국 정책공공외교의 현황과 과제
4. 평화공공외교
5. 정책적 고려 사항 



<요약>

공공외교는 전통적으로 통상 자국의 외교정책과 국가이익에 기여하는 ‘수단적 역할’에 중점을 두어왔고, 따라서 강대국들을 포함한 국가들 간 ‘힘의 정치’에 기반한 경합과 경쟁을 정당화하는 기능을 수행해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중 경쟁의 심화와 더불어 “가치의 진영화(blocization of values)”가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과연 한국과 같은 중견국 공공외교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 특히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래 북미 협상 교착, 남북 관계 냉각화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교착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책공공외교의 역할과 방향성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자국의 외교정책이나 국가이익에 대한 수단적 기여에 초점을 맞추는 시각(‘수단적 시각’)과 달리, 공공외교에 대한 ‘정체성 시각(identity perspective)’은 상대방과의 사회적인 상호작용을 거쳐서 현상이나 대상 또는 특정 이슈에 대해서 ‘상호 주관적 의미(intersubjective meanings)’, 즉 상대방과 ‘공유하는 이해와 의미(shared understanding and meanings)’를 확립해나가는 과정,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국가 간 관계나 국제관계를 ‘사회적으로 구성’하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단적 시각과 정체성 시각, 양 시각을 결합할 때, 독백형, 대화형, 협력형, 그리고 상호 구성형과 같은 네 가지 공공외교 유형을 상정할 수 있다.

한국의 공공외교가 지난 20여 년간 괄목할만한 진화와 발전을 이룩해 온 것은 사실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서 정책공공외교에 대한 강조는 전체 공공외교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증가에서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의 공공외교는 국가 중심적인 수단적 접근, 특히 ‘우리가 누구인가’를 알리고자 하는 자국 중심적 투사형 공공외교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정책공공외교가 주창형 공공외교의 성격을 띠지만, 그 한계 역시 분명하다. 정책공공외교는 특정 정부의 개별 외교정책을 설파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정부가 바뀔 때나 심지어는 동일 정부의 재임 기간 중에도 한미 동맹이나 대(對)북 정책 등 주요 정책에서 적지 않은 변화를 보여왔고, 이는 결국 외교정책의 신뢰성에 직결되는 정책공공외교의 일관성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한국이 어떤 유형의 공공외교 접근을 취할 것인가의 문제는, ▲지위 및 역할 정체성에 대한 인정을 비롯한 한국의 주관적 필요, ▲한국의 국제사회의 위치/지위에 따른 역할 및 국제사회로부터의 역할 기대, 그리고 ▲구체적인 국제적 현실과 구조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제 또는 지역 구조의 차원에서, 현재 동북아에서는 ‘힘을 통한 평화’와 같은 배타적인 지정학적 논리와 담론이 지배적이며, ‘평화를 통한 안보’와 같은 평화 담론은 지배적인 인식에 의해서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미·중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 국제적 맥락에서, 또한 한반도 및 역내 평화에 대한 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물질적 현실과 구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재해석하는 ‘인지적 구조’ 차원에서의 변화 시도와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정책공공외교로서의 ‘평화공공외교(peace public diplomacy)’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평화공공외교는,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라는 가치와 규범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포함, 내외국민에 대한 담론 소통 활동(discursive & communicative practices)을 통해서, 평화와 안보에 대한 공유하는 의미를 확립하고 이를 확산, 내재화, 제도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동북아시아에 ‘평화·안보 실천 공동체(peace-security community of practice)’를 구성하고자 하는 상호 구성적·주창형 정책공공외교”라고 정의 할 수 있다. 평화공공외교의 실천 목표로서의 ‘동북아 평화·안보 실천 공동체’는, 비(非)영토적 인지적 공간(cognitive space)으로서의 지역, 사회적으로 구성된 인지적 구조(cognitive structure)를 의미하며, 이것이 동북아와 같은 물리적·지리적 지역에 실천을 통해서 실현되면 ‘주권 국가들로 구성된 초(超)국가적 지역’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다. 

평화공공외교의 실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정 정부의 개별 외교정책에 대한 홍보적 설명이나 설득보다는, 정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한국 외교정책의 기조를 구성하는 가치와 규범, 원칙에 기반을 둔 정책공공외교의 확립이 필요하다. 또한 국제적·지역적 차원에서 공유하는 의미의 생성과 확산을 위해서는 ‘지식 공동체(epistemic community for peace and security)’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식 공동체는 특정 현상/대상/이슈에 대하여 공유하는 기대, 상호 주관적이고 합의적 의미를 생성하는 전문가, 전략가들의 집단으로서, 동북아 지역 차원에서 평화와 안보에 대한 공유하는 의미의 생성 및 확산과 학습, 내재화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평화공공외교는 ▶지속적 회의체의 한 형태로 다자 차원의 초(超)국가적 지식 공동체를 구성하고, ▶적극적 평화·인간안보·지속가능한 발전(SDGs)과 같은 중도적 가치와 규범을 기반으로 하는 담론의 구성과 확산을 도모하며, ▶이를 반영하는 상호 구성형·협력형 다자 공공외교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실행하고, ▶국가, 국제기구, 비(非)국가행위자와 중도적 연대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실천적 방향성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 붙임 참조
#공공외교 #정책공공외교 #평화공공외교 #지식공동체 #동북아평화안보실천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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