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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NS FOCUS 코로나19 사태와 2020 미국 대통령 선거 민정훈 미주연구부 부교수 발행일 2020-05-07 조회수 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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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 미국 대선 여론 조사 및 주(state) 별 대선 결과 예측
2. 코로나19 사태와 2020 미국 대선 판세
3. 코로나19 사태와 2020 미국 대선 캠페인
4. 결론



향후 4년간 미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가 2020년 11월 3일에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대선은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과 전임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한 민주당 바이든(Joe Biden) 후보와의 양자 대결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올해 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하기 전까지 2020 미국 대선 판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견고하고 미국 경제 호황이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은 대선 전망을 미궁 속에 빠뜨렸다.

코로나19 사태는 2020 미국 대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2020 미국 대선과 관련하여 향후 코로나19 정국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것인가? 코로나19 사태가 2020 미국 대선에 미친 영향 및 대선 전망에 대하여 살펴보기 위해, 이 글에서는 ▲대통령 지지율, ▲미국 경제 상황, ▲선거 캠페인이라는 세 가지 요인에 기반한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미국 대선 결과는 해당 선거의 기본 판세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형성되었는가와 어느 후보가 보다 효과적인 선거 캠페인을 펼쳤는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지지율과 미국 경제 상황은 미국 대선의 기본 판세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들이며, 선거 캠페인은 선거 이슈, 스캔들, 대통령 토론회 등 대선 캠페인 기간에 발생한 모든 사항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하여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과 미국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 및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리고 향후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 캠페인 주요 사항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2020 미국 대선 여론 조사 및 주(state) 별 대선 결과 예측

2020년 4월 말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양자 대결 여론 조사 결과는 바이든 후보가 우세함을 보여주고 있다. 2020년 4월 2일부터 28일까지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가 집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48.4%의 지지를 얻어 42.1%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후보를 6.3% 차이로 앞섰다. 2020년 4월 9일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부문별 지지율을 보면,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사태 대책, 보건, 중산층 지원 분야에서 트럼프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은 반면, 경제 부문의 경우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보건, 중산층 지원 분야 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가 단기간에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전제할 때, 향후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와 미국 경제의 반등 여부가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2016년의 경우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가 트럼프 후보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배함으로써 백악관 입성에 실패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11월 대선까지 아직 6개월 남아있는 현시점에서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어느 후보가 우세하다고 언급하기에는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2020 미국 대선 결과를 주(state) 별로 예측한 미국버지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 Center forPolitics)의 분석(Sabato’s Crystal Ball) 결과, 2020년 4월 2일 현재, 248석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이 23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화당에 비해 다소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동 프로그램은 2019년 11월 초에는 민주·공화 양당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예측하였다(공화당 우위: 248 vs 민주당 우위: 248). 이러한 추세는 민주당에게 다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나, 아직 대선까지 6개월 남아있음을 고려할 때 양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미국 정치의 양극화(polarization)를 고려할 때, 민주·공화 양당에게 각각 안정적인 선거인단을 제공해 주는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s)’와 ‘레드 스테이트(Red States)’에서 표심 변동이 발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따라서 경합 주(battleground states)의 표심이 2020년 대선 결과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2020 미국 대선의 경합 주로는 13개 주가 거론되며, 무엇보다 어느 후보가 ‘러스트벨트 지역(Rust Belt: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과 애리조나, 플로리다에서 지지층 결집 및 동원에 성공하는지가 2020 미국 대선 결과의 향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코로나19 사태와 2020 미국 대선판세

미국 대선의 기본 판세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대통령 지지율’과 ‘경제 상황’을 들 수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수록, 경제상황이 좋을수록 해당 선거의 판세는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대통령 지지율은 유권자들이 현직 대통령과 행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높게 나온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여당 후보의 평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경제 상황이 좋을 경우 유권자들은 이를 집권 여당의 공로로 여기기 때문에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반면, 경제 상황이 나쁠 경우 집권 여당에 책임을 물으려 하기 때문에 여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하기 전에는 2020 미국 대선의 기본 판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견고하고 미국 경제 호황이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임기 3년 동안 40% 내외를 유지하였는데, 이는 지지층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성과 및 정치적 논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한 지지를 보냈음을 나타낸다. 이와 더불어 미국 경제의 호황, 즉 양호한 경제 성장률, 낮은 실업률, 임금 상승 등 긍정적인 경제 지표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성과로 내세우는 것이었으며, 미국 경제 호황이 2020년에도 유지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형성되어 있던 대선 기본 판세를 흔들어 놓았다. 대통령 지지율과 관련하여,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하자 초기에는 결집 효과(Rally Effect)로 인해 40% 내외를 유지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월 초 49%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그 후 백악관의 ‘코로나19 브리핑’ 을 재선 유세장으로 활용한다는 비판, 방역 당국자들과의 불협화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늑장 대처, 살균제 인체 주입 등의 논란이 불거지며 4월 말 현재 대통령 지지율은 40% 초·중반대로 하락하였다. 이러한 지지율 변화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은 견고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결집 효과에 의해 지지를 보냈던 무당파층과 일부 민주당 지지층이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에 대한 평가가 정당 일체감에 의해 양극화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경제 재개 가능성과 관련하여, 공화당 지지층의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며 조속한 경제 재개를 원하는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대부분은 봉쇄 조치 연장을 선호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집 효과의 지속을 통해 지지층 확장을 추구하기보다는 미국 우선주의를 통해 지지층 결집 및 동원에 집중하는 선거 전략이 재선 승리에 더 효과적임을 확인시켜 준 것으로 보인다. 강경한 이민 규제 정책과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 우선 통상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의 핵심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 영주권 발급을 60일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는 상황은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향후 재선 캠페인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 결집을 위해 ‘강경한 이민 정책과 중국 때리기’를 핵심 의제로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하는 경제적 충격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년 동안 달성한 경제적 성과를 순식간에 날려버렸다. 고공 행진하던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휘청거리고 있으며, 특히 이번 충격으로 인한 미국 소비 시장 위축은 미국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 동시에 역대 최저를 자랑하던 실업률을 단기간에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로 3월 셋째 주 330만 건으로 크게 증가하기 시작하여 3월 넷째 주에는 687만 건까지 폭증한 뒤 이후 661만 건과 524만 건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역대 최고의 경기 부양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이번 사태가 야기한 경제적 충격은 한동안 지속될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한 경제적 충격은 2020 미국 대선 유권자 표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코로나19 사태는 미국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긴장시키고 있다. 유권자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물 경제의 타격은 유권자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한 경제적 어려움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호황을 누렸던 미국 경제 상황 및 이번 사태가 야기한 경제적 충격은 불가항력적인 외생 변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얼마나 빠르게 미국 내 상황이 안정되어 경제가 재가동되고 나아가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코로나19 사태가 유권자 표심에 미치는 충격의 수준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4월 말 현재 미국 확진자 수가 감소세에 들어섰고 미국 내 봉쇄 조치가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미국 내 코로나19 진정세가 뚜렷해져 통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국 경제 재개 움직임이 단계별로 진행되고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올해 3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한다면 코로나19 사태가 유권자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이 연출된다면 올가을 대선 기본 판세는 다시금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전 임기 3년 동안의 경제 호황과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 최소화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트럼프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 코로나19 사태와 2020 미국 대선 캠페인

미국 대선 결과는 기본 판세와 선거 캠페인 효과에 의해 결정된다. 필자는 2020년 미국 대선 판세가, 향후 미국 내 코로나19의 진정세가 뚜렷해져 통제가 가능해지고 미국 경제가 올해 3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한다는 전망을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금 유리하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러면 향후 대선 캠페인은 어느 후보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인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 2020 미국 대선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 캠페인 주요 사항들을 살펴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하여 현직 대통령으로서 코로나19 사태에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응했는가에 대한 평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선거 캠페인의 핵심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대내외적으로 적절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는가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등에 대해 두 대선 후보 진영에서 엇갈린 평가와 설전을 주고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국면에서 민낯을 드러낸 미국 공영 의료 시스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 및 대중국(China bashing) 정책 등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의제들은 이미 유권자들에게 많이 노출되었을 뿐 아니라 정당 일체감에 의해 양극화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가을 대선 캠페인 국면에서 논란이 증폭되거나 혹은 이에 따라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정국에서의 존재감 부각, 샌더스 후보의 열혈 지지층 결집, 자신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대처 등 극복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번 코로나19 정국에서 바이든 후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 후보가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등 민주당 주요 경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트럼프 후보의 대항마로 부상했음을 미국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킬 기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민주당 경선 일정이 연기되며 사라져 버렸다. 즉, 민주당 경선의 열기와 바이든 후보에 대한 관심 증대 기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날아가 버린 것이다. 이후 본격화된 코로나19 정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 등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는 반면 바이든 후보의 목소리는 효과적으로 미국 국민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바이든 후보는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이번 대선 구도를 ‘트럼프 vs 반(反) 트럼프’가 아닌 ‘트럼프 vs 바이든’의 대결로 전환해야 한다. ‘트럼프vs 반(反) 트럼프’ 구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평가가 대선 캠페인의 핵심을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 및 유권자의 주목을 받을 것이며,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을 결집하고 동원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반면 논의에서 소외된 바이든 후보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의 관심 및 열정은 축소될 것이며,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지지층을 결집하고 동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2016년의 경우 민주당 클린턴 후보가 경합 주에서 지지층 결집 및 동원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거론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바이든 후보에 대한 지지층의 관심 및 열정 부족은 민주당에게 2016년의 악몽을 떠오르게 할 것이다.

또한, 2020년 4월 8일 샌더스(Bernie Sanders)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되었다.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했던 클린턴 후보가 샌더스 후보의 열혈 지지층을 끌어안는데 실패하였고 이러한 민주당 내부의 분열이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기여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바이든 후보가 샌더스의 열혈 지지층인 진보층과 젊은 유권자들을 어떻게 끌어안아 민주당을 결집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주목된다.

샌더스의 열혈 지지층이 진보적인 정책 의제와 이념에 기반하여 샌더스를 지지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도 성향의 바이든 후보가 이러한 진보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진보층을 끌어 안기 위해 바이든 후보가 좌편향된 정책을 수용하는 경우 자신의 주요 지지 기반인 중도 혹은 보수적인 민주당원의 지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바이든 후보를 둘러싼 스캔들과 의혹들이 대선 캠페인 국면에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샌더스 후보의 사퇴로 바이든 후보가 사실상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자, 바이든 후보에 대한 과거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러한 의혹은 바이든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의 성추행 의혹과 더불어 바이든 후보의 아들이 연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올가을 대선 캠페인의 중심 이슈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가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재직할 때 그의 아들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의 고문으로 선임되어 고액의 연봉을 받았다는 사실은 고위 공직자 이해 충돌 방지에 관련된 법적 공방을 차지하더라도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실시된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드러난 것처럼, 바이든 후보가 뛰어난 토론자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을 고려할 때, 올가을 세 번의 대선 토론회에서 언론 플레이에 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은 바이든 후보가 향후 대선 국면에서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과 논란으로 인해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거칠 것임을 예고해 준다.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2020 대선 캠페인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와 관련된 새로운 스캔들이나 논란 등이 발생할 여지를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바이든 후보를 둘러싼 사안들이 향후 대선 국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바이든 후보가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가 향후 대선 국면에서 자신이 직면한 난제들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가는지가 2020 미국 대선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4. 결론

이 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2020 미국 대선에 미친 영향 및 대선 전망에 대해 살펴보았다. 코로나19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형성되어 있던 대선 기본 판세를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5~6월에 걸쳐 미국 내 코로나19 진정세가 뚜렷해져 통제가 가능해지고 미국 경제가 올해 3분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한다면, 그리고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이 큰 문제 없이 작동한다면, 코로나19 사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이 연출된다면 현직 대통령 프리미엄(incumbency advantage)과 더불어 견고한 지지층 유지, 지난 3년간의 경제 호황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 최소화 등의 성적표는 지지층 결집 및 동원, 그리고 무당파의 표심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높여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향후 대선 국면에서 부각될 바이든 후보를 둘러싼 스캔들과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정국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야기한 정치 ·경제적 도전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국을 짓누르는 암울한 상황이 가을까지 지속된다면, 그리고 바이든 후보가 향후 대선 국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바이든 #미국대선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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