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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제문제분석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와 한일관계 : 평가 및 전망 윤석정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 발행일 2022-08-02 조회수 1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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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제기
2. 한일 관계의 현황
3. 평가 및 전망
4. 고려 사항



<요약>


2022년 5월 11일에 출범한 한국의 윤석열 정부는 대일 관계 개선을 한국 외교의 중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 다음날인 3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해 어떻게 하는 것이 한일 양국의 이익이 되는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과거사 문제 등의 갈등 사안을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 관계는 과거사 갈등이 경제, 안보 분야로까지 확대된 복합 갈등의 상황에 처해 있고,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는 그간 누적된 한일 관계의 부정적 유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본고에서는 ▲한일 관계에 대한 양국 정부 간의 정책 기조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의 한일 관계를 검토하고, ▲강제동원판결의 현금화 문제와 일본군‘위안부’문제의 진행 과정을 점검함으로써 한일 관계의 현황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본고는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와 한일 관계를 바이든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속에 추진되는 한미일 관계의 역학 속에 고찰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한 고려 사항을 도출하겠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사 문제·경제·안보를 망라한 한일 현안의 포괄적 접근 및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 즉, 현금화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갈등을 한일 관계 개선의 큰 그림에 놓으면서 ▲과거사 갈등 해결의 동력을 확보하고, ▲과거사 문제·경제·안보가 얽힌 복합 갈등을 종합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상 차원의 대화와 소통이 필요한 바, 일본과의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의 기시다 정부는 현금화 문제의 해결을 한일 관계 개선의 입구에 두고 있다. 기시다 정부 또한 ▲강제동원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되었으며,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판결은 국제법 위반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고 시정해야 한다는 아베·스가 정권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다. 기시다 정부는 현금화 문제의 해결방안을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고, 결국 NATO 정상회의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되었다.

물론 기시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의 변화를 배경으로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이 현금화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대응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여기에는 기시다 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려운 일본의 국내 정치적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의 파벌은 상대적으로 소수 파벌이기 때문에 정권 유지를 위해서는 자민당 보수파들의 지지가 필요한데, 만약 기시다 총리가 현금화 문제에서 한국에게 우호적인 자세를 비치면 자민당 보수파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강제동원판결의 현금화 문제를 살펴보면,  2018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판결 이후 현재 한국 사법에서 피고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매각 명령이 나오며 현금화 절차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재 미쓰비시중공업 사례가 가장 임박한 현금화 문제라 할 수 있는데, 그 시기는 올해 8, 9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제철 사례에서도 매각 명령이 나오면서 현금화의 강제 집행이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올해 7월 민관협의회를 발족하여 현금화 문제의 해법 찾기에 나섰다. 현재 가장 큰 과제는 제일 임박한 현금화 문제의 당사자들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 측이 민간협의회에 불참하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협의회에서 해결 방안을 도출하더라도 정당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민관협의회에 참여한 피해자 법률 대리인은 최소한의 조건으로 피고 일본 기업의 사죄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군‘위안부’문제의 경우 윤석열 정부는 2015년의 위안부 합의를 토대로 일본과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 한다. 그러나 피해자와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위안부 합의를 국가 간의 공식 합의로 인정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민사 및 국제법 차원의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2015년 합의의 잔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과제로 남아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잔금의 활용 방안을 두고 일본 측과 협의했으나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구체적인 교섭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는 잔금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 지급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한국의 제안을 반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한일 간의 갈등 상황은 미국 바이든 정부를 포함한 한미일 관계의 맥락에서 전개되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관점에서 한미일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다. 올해 2월에 발표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보고서는 행동 계획으로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을 제시하며, 주요 협력 분야로 북한 문제, 지역 인프라, 핵심 기술 및 공급망 협력 등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5월의 한미·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양자 간 동맹 협력의 주요 의제로 정립하였고, 6월 29일 NATO 정상회의 기간 중에 개최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일 공조 노선이 확인되었다.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바이든 정부는 한일 관계 개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한일 간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완고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기시다 정부는 현금화 문제를 한일 관계 개선의 입구에 둘 것이다. 결과론적이지만 기시다 정부는 한국에 신정부가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복합 갈등을 ‘선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일본 정부에게 현금화 문제는 과거사 문제의 영역을 넘어 지금의 한국이 국가 간의 합의를 지키는 신뢰할 수 있는 국가인지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또한 현금화 문제가 남아있는 한 기시다 정부가 일본 국내 정치적으로 한국과의 관계에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생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 시기의 한일 관계는 한일 복합 갈등에 대한 포괄적 접근 및 해결을 추구하는 한국 정부와 한일 복합 갈등을 ‘선택’한 일본 정부 간의 입장차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하 한미일 협력이 진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즉, 한미일 협력과 한일 갈등이 병존하는 양상이 일어나고 있다. 현금화 문제로 한일 관계의 악화가 지속된다면 한미일 협력을 심화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만약 피고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된다면 한미일 협력조차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현금화 관련 법적 절차가 국내적 합의의 형성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점점 한국 정부의 대일 외교가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음.

현 단계에서 한국 정부는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이에 대한 국내적 합의를 형성하는 것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대화와 협의를 통해 현금화 문제의 합리적 해결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한국 정부의 포괄적 접근 및 해결 구상이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현금화 문제의 합리적 해결 방안을 도출함으로써 ▲현금화 문제의 조기 해결이라는 한일 간 최소한의 접점에 내실을 기하고, ▲한일 정상회담의 조기 실현을 일본 정부에게 촉구하며, ▲한일 외교 당국 간의 협의가 경제·안보 현안을 포함한 포괄적인 내용으로 진전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대일 외교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해두어야 한다. 그 동안 일본 정부는 현금화가 실현되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해온 바, 사전에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국제적 노력으로서 한미일 협력을 북한 및 지역 현안에 대한 대응의 틀로서 활성화시켜야 한다. 현재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협력이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는데,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한일 관계에 대한 미국 바이든 정부의 관여를 한국의 대일 외교를 위해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향후 미국이 어떠한 역할과 방식으로 한일 관계에 관여할 것인지 다양한 외교적 시나리오 및 대응 방안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끝/


* 붙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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