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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제문제분석 2022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 지정학 위기와 글로벌 거버넌스 함의 강선주 경제통상개발연구부 교수 발행일 2022-11-30 조회수 2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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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제기
2. 2022 G20 정상회의의 환경: 4중 위기
3. 2022 G20 정상회의 결과
4. 2022 G20 정상회의의 함의
5. 정책적 고려사항


<요약>

○ 11월 15-16일에 인도네시아에서 17차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었음. 국제관계에서 G20 정상회의에 주목해야 할 2개의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G20 정상회의의 실효적 필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관계 작동 방식의 차원임. G20 국가들이 세계 경제(GDP)의 약 80%를 차지하고, 상호의존적인 세계에서 경제위기의 해결은 실질적으로 G20 국가들의 능력과 협력에 의존함. 그리고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해결하는 과정과 결과를 통해 국제관계에 작동하고 있는 원칙, 국제적 리더십, 국가들의 동맹과 분산 상태 등을 드러냄. G20 국가들이 글로벌 위기 해결의 목표와 수단 등에 합의하여 협력하는 경우에 G20 정상회의는 바람직한 결과를 생산할 수 있고, 글로벌 거버넌스로서의 가치도 유지됨. 
○ 지난 15년 동안 G20 정상회의는 실효적 필요성과 국제관계의 작동 방식이 동조하였을 때는 성공적이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실패하였음. G20 정상회의의 초기에 미국의 리더십과 규칙에 기반한 다자주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1930년대와 같은 대공황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했으나, 2017년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거부로 G20 정상회의와 규칙에 기반한 다자주의를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위기 대응체로서 기능하지 못하게 함. 
○ 2021년 “미국의 귀환”을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으로 G20 정상회의가 정상화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2022년에 다시 시험대에 오름. 2월부터 신냉전(Cold War 2.0)에 비유될 정도의 국제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배경으로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위기에 대응했고, 그의 과정과 결과는 현재 국제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이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보임. 

1. 2022 G20 정상회의의 환경: 4중 위기

○ 과거 G20 정상회의와 비교하여 2022년 G20정상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정한 국제관계를 배경으로 개최됨. 2022년 G20 정상회의가 다루어야 했던 사안도 예외적으로 복합적이었음. 2022년에 G20 정상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기후변화의 3중 위기에 G20 정상회의의 원래 목적과 무관한 지정학 위기가 더해진 4중 위기를 다루어야 했음. 지정학 위기의 추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스태그플레이션, 기후변화를 악화시켰음. 더욱이 지정학 위기가 G20 내의 국가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스태그플레이션, 기후변화에 관한 협력도 저해하였음. 
○ 2022년에 3년차의 코로나19 팬데믹은 코벡스(COVAX)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불균등한 백신 접종 때문에 여전히 보건 위험으로 남아 있고, 팬데믹의 경제 충격에서 회복 또한 불균등하게 만들고 있음.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은 봉쇄에 따른 공급망 혼란, 통화팽창, 인플레이션을 수반했는데,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급속한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상태에서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을 높이고 있음.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수입 식량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은 개도국에서 부채위기를 높임. 다른 한편, 기후변화는 생태계는 물론 경제도 위협하는 인류 공통의 시급한 사안이나, 기후변화에 대응이 느리고 기후변화에 책임이 작은 개도국에 더 많은 피해를 입히고 있음. 
○ 2022년 2월에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의 무력을 사용한 현상 변경 시도이자, 70년 이상 국가간 전쟁(interstate war)을 경험하지 않은 유럽에서 발생하여 국제질서에 충격을 줌. 더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의 에너지와 식량 공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적으로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 경기침체의 원인이 됨. 
○ G20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3개 그룹으로 분열함. 하나는 서구 주도의 국제질서를 대체한다는 공통 목표를 가진 러시아와 중국, 자유주의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보존하려는 미국, 유럽과 아시아의 선진 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들, 그리고 중국·러시아의 권위주의 대 미국·유럽의 민주주의 진영 대결에 참여하지 않고 비동맹(nonalignment)을 추구하는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에,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임.  
○ 2022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Recover Together, Recover Stronger”를 G20 정상회의 주제로 선정하였으나, 2022년 초부터 발생한 국제 안보와 경제의 급격한 변화는 인도네시아가 설정한 의제보다 지정학 위기의 해결을 더 중요하게 만들었음. 인도네시아는 중도적 입장에서 지정학 안정을 경제성장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하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G20 정상회의에서 다루고, 코로나19 팬데믹, 스태그플레이션, 기후변화에서 글로벌 남부(Global South)의 요구에 대한 글로벌 북부(Global North)의 책임있는 행동의 중개를 의도함.  

2. 2022 G20 정상회의의 결과 

○ 지정학 위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 않았으나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정상선언문에 합의함. 
○ 첫째, 대부분의 G20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인류에 고통, 식량과 에너지 위기로 이미 취약한 글로벌 경제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원인이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에서 무조건적으로 완전히 철수, 핵무기 사용을 용납하지 않는 것에 합의함.  
○ 둘째, G20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각국의 상황에 적합한 속도로 통화긴축을 진행하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유지함. 그리고 “G20 부채 처리 공통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개도국의 부채 조정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최저 법인세 15%를 신속히 이행하여, WTO가 중심이 된 규칙에 기반한 다자통상체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서 WTO 개혁과 WTO 분쟁해결제도의 복구를 촉구함. 
○ 셋째, G20은 감염병 대응에서 WHO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구속력있는 팬데믹 조약 체결, 세계은행(World Bank)이 관리하는 팬데믹 기금에 재원 제공, 코로나19 백신 특허 5년 중지, 백신 기술이전 허브 구축을 지지함. 
○ 마지막으로, G20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개도국의 청정에너지 전환 지원, 기후변화에 의해 개도국이 입은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는 “손실피해기금”(Loss and Damage Fund)의 설치를 논의하는 것에 합의함.  
○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음. 첫째, 기본적으로 G20 정상회의가 경제위기 관리기제이지만 2022년 G20 정상회의는 안보 상황이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준다는 관점에서 지정학 위기를 직접적으로 다룸.  
○ 둘째, 중앙은행 독립성의 강조는 G20의 거시경제 조율 기능의 약화, 그리고 탈세계화를 반영함. 경제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의 통화정책이 분기(分岐)하는 상황에서 각자도생(各自圖生), 포스트-팬데믹 시기에 세계화된 공급망 의존의 축소에 따른 고물가, 고금리를 시사함.   
○ 셋째, 과거 G20 정상회의가 선진국 중심의 의제로 구성되어 온 데에 비해, 2022년 G20 정상회의는 보건, 기후변화, 부채위기 등에서 개도국의 필요를 반영하는 조치가 증가하였음. 개도국의 필요 충족은 선진국의 재원 동원을 요구하는데, 많은 사안에서 재원 동원은 논의되지 않거나 선진국의 자발적 기부로 남겨둠. 

3. 2022 G20 정상회의의 함의

○ 첫째, 지정학 위기를 배경으로 2022년 G20 정상회의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리더십의 회복을 의미함. G20의 분열에도 불구하고 정상선언문에 러시아 규탄은 미국이 주도해 온 규칙에 기반한 다자주의에 대해 국제적 합의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미국의 리더십은 G20 정상회의가 실제로 글로벌 위기 대응체로서 작동하는 데에 필요함.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룸으로써 미국은 글로벌 경제위기 대응 외에도 국제관계의 작동 방식을 유지하는 정치적 기능을 G20에 추가한 것으로 볼 수 있음. 
○ 둘째, 2022년 G20 정상회의가 지정학 위기를 다룬 것은 역설적으로 중국의 국제적 리더십의 모호성을 노정했음. 러시아를 규탄하는 G20 정상선언문의 통과는 중국이 묵인 또는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추측됨. 그러나 G20 정상선언문에 러시아 규탄의 수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양면적 입장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은 아닐 수 있음. 그리고 중국은 개도국 관련 사안에서도 모호성을 보임. 중국은 개도국에 최대 채권국이지만, 개도국의 부채위기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이면서도 자신이 선진국으로 분류되어 “손실피해기금”에 기여 부담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여 유보적임. 
○ 마지막으로, 2022년 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지향성의 증가는 향후 G20 정상회의에서도 반복될 수 있음. 2023-2025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은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인데, 중국,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BRICS)를 구성함. 연속으로 신흥시장국이 G20 의장국을 맡아 의제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경우에 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지향성이 진전을 볼 수 있음. 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지향성의 증가는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는 대안적인 국제질서와 혼합되어 G20 정상회의가 미국과 중국의 국제질서 비전의 대리 경쟁이 될 수 있음. 

4. 정책적 고려사항

○ 2022년에 G20 정상회의가 지정학 위기를 다룬 것은 G20 정상회의의 초기 목적을 초과하는 것이므로, 한국은 G20 정상회의의 성격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음. 그리고 한국의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al State) 외교의 플랫폼으로 G20의  활용을 고려해야 함. G20 정상회의에서 개도국 지향성의 증가는 세계 10위권 경제국인 한국에 재원 제공 요청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이에 대비가 필요함. 마지막으로, G20이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해 과거와 같은 거시경제 조율보다 각자도생과 탈세계화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므로, 한국도 통화·금융, 통상, 공급망 구축 등의 대외경제외교를 조정, 보완해야 할 것임. 

*붙임 참조
#G20 #글로벌거버넌스 #지정학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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